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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 삼성에 인수되다

ETI 2016. 10. 6. 21:29

올해 초 튜링테스트를 통과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해 화제를 모았던 스타트업 Viv가 삼성에 인수되었습니다.


Viv는 Siri 개발자인 Dag Kittlaus와 Adam Cheyer, Chris Brigham이 애플에서 나와 시작한 인공지능 스타트업으로 2012년 창업하여 올해 초 TechCrunch NY 컨퍼런스에서 첫 데모를 선보였습니다. TechCrunch에서 선보였던 Viv의 인공지능은 지금까지 개발된 어떤 인공지능보다 완벽해서 최초로 튜링테스트를 통과한 인공지능이라는 호칭까지 얻을 정도였습니다.

Viv가 이 정도로 큰 관심을 얻게 된 이유는 Viv의 핵심적인 특징인 Dynamic Program Generation 때문입니다. Dynamic Program Generation이란 필요한 작업에 대해 인공지능이 스스로 프로그래밍을 하여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기능입니다. 이 덕분에 사용자가 기존에 없는 새로운 명령을 요청하여도, 사용자의 의도에 맞춰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 명령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머니 생신 선물로 꽃 한 다발 보내드려” 라는 명령을 하게 되면, 꽃의 선정, 결재, 어머니 주소로 배송하는 여러 기능을 합쳐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를 수행하게 됩니다. (자세한 원리는 에티의 이전 글 참고)


이렇게 올해 큰 주목을 받았던 Viv가 삼성에 인수된다고 합니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주자인 삼성과 튜링테스트를 통과한 인공지능을 개발한 Viv사이의 계약이라, 아직 정확한 인수액이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Viv의 CEO Kittlaus는 애플을 떠나며 Siri는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 인공지능으로 인해 새로운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라 하였습니다. (Siri is only the beginning)


현재의 웹서비스들은 사용자들에게 필요 이상의 기능을 제공하여 오히려 사용자 경험을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쇼핑몰에서 옷을 살 때도, 자신이 어떤 옷을 좋아하는 지 설정하게 하여, 추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옷을 배송 받을 주소, 연락처, 결재방법 또한 하나씩 설정해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설정을 또 각 웹서비스 마다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할일은 더 늘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사용자 뿐만 아니라, 이러한 웹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개발 시간 또한 늘어나 개발자에게도 복잡한 환경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Kittlaus는 Viv를 개발하며, 앞으로 인공지능을 통해 이러한 어플리케이션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될 것이라 하였습니다. (Cambrian Explosion in AI) 현재 인공지능들은 IFTTT와 같이 사용자의 명령과 기계의 동작을 일대일로 이어주는 것 밖에 못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이들 기계끼리 소통해 복잡한 사용자의 요청도 모두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굳이 개발자가 복잡한 서비스 프로그래밍을 할 필요도, 사용자가 자신에게 서비스를 맞추기 위한 복잡한 설정도 필요가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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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alus는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하기에 가장 적합한 위치에 있는 회사가 삼성이라 생각했습니다. 삼성은 매년 5억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고, 이외에도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가전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배터리 폭발로 인해 성장이 더뎌지고 있지만,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할만한 기술을 갖춘 거의 유일한 기업이라, Viv를 적용할 때 가장 큰 변화를 이뤄낼 수 있습니다. 이 덕분에 Kittalus는 Viv를 출시할 수 있을 정도의 안정성을 갖춘 지금, 가장 적절한 시기에 가장 적절한 파트너와 계약을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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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개로 삼성에서도 지속적으로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할 방안을 찾고 있었습니다. 구글의 경우 이번주 구글 폰까지 새로 발표하며, 점점 더 직접적인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제작한다 하더라도, 그 위에서 동작하는 어플리케이션에 대해서는 독립적으로 마켓을 만들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이번 Viv의 인수를 통해 삼성은 애플의 Siri나 구글의 Google Assistant에 대한 확실한 경쟁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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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 전무 Jacopo Lenzi는 Viv를 단순히 스마트폰에 내장하는 용도로 끝내지 않을 것이라 하였습니다. 삼성은 2014년 IoT 허브 플랫폼을 만드는SmartThings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사물인터넷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렇게 진행 중인 사물인터넷 사업에 Viv가 합쳐지면, 사용자의 제어가 필요없는 진정한 의미의 사물인터넷이 구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Lenzi는 Viv를 삼성 디바이스에만 내장하는 폐쇄적인 방식이 아닌, 최대한 개방적인 방식으로 사용할 것이라 합니다. 이를 통해 최대한 많은 디바이스를 지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Kittlaus는 Viv를 통해 아마존(아마존 에코)나 구글(구글 홈)에서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 허브를 뛰어넘는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Viv가 정식으로 출시된 적이 없어 어느정도로 잘 동작하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데모영상에서 보여준 Viv의 성능으로 볼 때, Viv가 단순 어플리케이션의 시대를 끝내고 인공지능의 시대를 여는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참고기사

TechCrunch, “Samsung acquires Viv, a next-gen AI assistant built by the creators of Apple’s Si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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