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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서울 시내 한복판에 탄저균을 실은 드론이 나타나 탄저균 포자를 공중에 살포한다면 어마어마한 인명피해를 낳는 끔찍한 일이 발생할 것입니다. 드론 산업이 성장하면서 이런 드론 테러 시나리오가 점점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예비책이 잘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10ISIS에서 DJI의 상용 드론에 폭발물을 실어 적진의 병사를 살상하는데 성공한 적이 있습니다.

 

많은 나라의 정부나 기관이 어떤 방지책을 마련할지 입씨름만 하는 동안, 캘리포니아의 한 스타트업이 당장 적용해볼 수 있는 완벽한 솔루션을 들고 나왔습니다.

 

Airspace의 드론


Airspace Systems는 악의를 갖고 있는 드론에 당장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결책을 개발하였습니다Airspace Systems의 솔루션은 악성 드론을 판별하고, “히어로드론을 띄워 악성 드론들을 붙잡아 검거하거나, 당장 테러나 폭발의 가능성이 있을 시에는 대중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으로 운반합니다. 단순한 구상에 그치지 않고, 어려운 여러가지 기술적 문제들을 머신 러닝과 센서 기술, 복잡한 역학 제어 등을 활용해 해결하였습니다.


터지기 직전의 핵폭탄을 가지고 도시를 빠져나가는 더 배트(영화 배트맨:다크 나이트 라이즈 중) 

 

CTO Guy Bar-Nahum이 이끄는 머신 러닝, 비전 팀은 악성 드론의 현재 위치를 인식하고, 미래의 위치까지 추정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비행을 기반으로 위치 추적 알고리즘을 트레이닝 하였습니다. 인간 조종사가 비행 시뮬레이션기로 조종법을 훈련하는 것처럼 Airspace의 항법 및 악성 드론 추적 알고리즘도 시뮬레이션으로 훈련을 했습니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실제 비행은 알고리즘을 미세하게 튜닝할 때에만 실행했다고 합니다.

 

드론을 포획하기 위해 Kevlar 그물을 발사하는 장면


이렇게 훈련된 알고리즘을 통해 Airspace의 시스템은 고속으로 비행하는 드론들까지도 위치를 판별하고 추적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그 다음 Airspace가 개발한 것은 그들의 드론이 다른 악성 드론을 공중에서 포획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발사되는 장치가 원래 드론에 주는 반동을 최소화하는 것과 상대 드론에 물리적인 손상을 최소한으로 가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Airspace 팀은 여러가지 메커니즘을 실험해본 결과, 자동차 에어백이 작동하는 원리에 착안하여 스포츠나 안전 시설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Kevlar 그물을 발사하는 장치를 고안했습니다.


다른 드론을 포획하는 Airspace Systems의 드론

Airspace의 드론이 이 장치를 이용해 악성 드론을 붙잡게 되면, 드론을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또 드론을 붙잡는 동안 손상을 입게 될 경우를 대비해 낙하산 장치도 내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Kevlar 그물로 포획한 드론

 

Airspace 외에도 드론의 안전 문제를 다룬 스타트업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DroneShield 같은 경우에는 공격의 여지가 있는 드론을 판별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DroneShield는 음향학을 이용해 드론이 발생시키는 비정상적인 소리를 포착하여 악성 드론을 판별해냅니다. 하지만 드론을 퇴치하는 방법을 개발한 기업은 Airspace 이전에는 전무했습니다.


Droneshield의 음향 인식 장치 


이 때문에 Airspace가 개발한 시스템은 드론 산업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상용 드론이 공공의 목적으로 잘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여러 번 입증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스타트업 Zipline은 드론을 응급 상황에서 혈액과 같은 응급 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용 드론 산업은 사고 한번으로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Airspace CEO Jaz Banga는 강조했습니다. 드론을 이용한 테러가 미국에서 일어나기라도 한다면, 미 정부는 드론의 무기화를 확실히 막을 방법을 찾기 전까지 상용 드론을 금지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Airspace와 같은 드론 보안 시스템이 더 많이 보급될수록 상용 드론 산업이 더욱 견고해질 것입니다.


뉴욕의 야구 팀 New York Mets는 이미 Airspace의 시스템을 경기장을 드론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데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New York Mets는 관중들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장의 상공에 원치 않는 장애물이 나타나는 것을 막기 위해 Airspace를 도입했습니다. Airspace는 그들의 시스템을 상품보다는 서비스의 형태로 제공할 예정이고, 일반 소비자에게는 Airspace의 드론을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Airspace에서는 판매된 드론이 악용될 여지를 우려한 것 같습니다. 이런 서비스 외에도 Airspace에서는 현재 여러 공공 장소나 사업장에 대해 드론 보안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해야 할지 컨설팅을 해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드론 스타트업이 등장했지만, 드론에 관한 안전 문제를 이렇게 구체적으로 다룬 스타트업은 Airspace가 최초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드론 안전 문제는 드론 산업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숙제이자 그럼에도 꼭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보안 문제는 산업의 성장 초기에는 자주 무시되곤 하지만, 몇 번이 문제가 발생해 산업 전체를 뒤흔들고 나면 비로소 그 중요성을 인정받게 됩니다. Airspace도 지금 당장은 수익을 창출할 기회가 많지 않겠지만, 드론 산업이 커질수록 더욱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참고기사

TechCrunch, "Airspace Systems’ ‘Interceptor’ can catch high-speed drones all by it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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