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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내장된 GPS를 이용한 수많은 앱부터 최근 등장하는 로봇청소기의 자동 청소 기능까지, 최근 위치추정 기술은 발전과 발전을 거듭하여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제는 로봇 또한 사람과 비슷하게 주변을 관찰하며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기술 발전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는 LBS(Location Based Service, 위치 기반 서비스) 시장에 편광기술을 이용한 실내 위치추정 기술 스타트업 폴라리언트(Polariant)가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네이버랩스, 미래부 및 여러 VC에서 투자 러브콜을 받고 있는 폴라리언트의 역삼동 팁스타운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여 팀원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왼쪽부터 이종헌 수석연구원, 최영재 이사/공동창업자, 장혁 대표이사/공동창업자, 전현기 이사/공동창업자, 이승범 수석연구원 


2014년에 설립된 폴라리언트는 기존 실내 위치추정 기술과 차별화된 편광 기술을 이용하여 하나의 광원만으로도 측위(Positioning)를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기술 스타트업입니다. 이 기술로 네이버랩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NP Equity Partners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폴라리언트는 자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LBS 시장에 뛰어들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왜 이 시장이 유망한지, 폴라리언트가 어떻게 시장을 선점할 것이며 왜 국내/외 굴지의 기업들이 폴라리언트에 투자를 하고 있는지 등 폴라리언트의 모든 것을 파헤쳐 보았습니다. 



LBS 시장이란?

LBS(Location Based Service)란 위치 기반 서비스를 의미하며, 현재 라우터 등 네트워크 인프라의 확산, 실시간 위치추적 및 네비게이션 관련 산업의 수요 증가로 인해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현재까지는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내장되어 있는 GPS를 이용한 실외 측위기술 및 관련 광고컨텐츠 사업이 많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앞으로는 자율주행, 로봇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LBS 시장은 2017년 매출액이 240억 달러(약 26.7조 원)에 달하며, 향후 연간 약 40%의 꾸준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물론 240억 달러 규모의 시장 중 대부분(86.1%)은 고정밀 지도 제작 및 실외 LBS(위치기반 서비스)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실내 LBS 또한 여러모로 각광받으며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실내 LBS 시장은 2021년 163억 달러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내에서는 GPS 등 현재의 보편화된 기술이 적용되기 힘들다는 특성 때문에 발전이 더디지만, 실내 위치추정 기술의 정확도가 향상된다면 공공 보안, 위험 관리 및 AR/VR 관련 사업 등 무한한 적용 방향이 존재하기에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 폴라리언트는 기술적 우위를 이용해 실내 LBS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계 Indoor LBS 시장 매출액 규모(출처)


폴라리언트의 주요 기술 및 기존 기술과의 차별점

그렇다면 폴라리언트가 가진 기술이 현재 나와있는 기술에 비해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을까요? 폴라리언트 창업자들은 실내 위치추정 기술의 실마리를 사막개미가 편광현상을 이용하여 집을 찾아간다는 점으로부터 얻어냈습니다.


놀라운 건 이 사업 아이템이 폴라리언트 CEO가 고등학교 때 했던 과제연구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사막개미는 태양빛의 편광 정보와 개미의 눈이 받아들이는 편광 정보로부터 2D 정보만을 찾아낸다면(집의 방향), 폴라리언트에서 개발한 센서는 여러 방향으로 편광된 센서를 동시에 이용하여 3차원 위치 정보를 찾아낸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편광이 일어나는 각도에 따라 빛의 세기가 변하는 말뤼스 법칙을 이용하여 조도 변화를 측정함으로써 하나의 광원만 사용하고도 3차원 위치를 수 cm 내외의 오차로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 것입니다.


실제 폴라리언트에서 테스트 중인 편광 센서 


기존 위치추정 기술은 카메라 및 라이더 센서 등으로부터 수집된 특징점들을 따와서 실시간으로 비교하거나(SLAM), 정확한 위치 측정을 위해 적어도 3개 이상의 위치 측정센서 및 광원이 필요합니다(RF, Veacon 등). 이 때문에 값비싼 센서를 사용하거나, 계산과정에서 많은 연산량을 필요로 하는 등 그 한계가 뚜렷합니다. 


하지만 폴라리언트의 기술은 하나의 광원만 필요할 뿐 아니라, 편광 필터를 투과한 빛의 세기만을 받아들여 위치 추정을 위한 연산을 하면 되기에 연산량도 매우 적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6cm 오차범위라는 정확한 결과를 보장하여 확실한 기술적 우위에 있다고 합니다.


Polariant의 편광 기술(이미지 출처: 폴라리언트 홈페이지)


폴라리언트는 왜 LBS 시장으로 뛰어들었나?

폴라리언트가 LBS 시장으로 뛰어들고, 특히 LBS 시장 중 어느 분야에 초점을 맞출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 시작은 VR 분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폴라리언트가 주목했던 시장은 2015년 창업 당시 각광받고 있던 VR기기 시장이었습니다. 당시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하면서, VR시장은 주요 테크 트렌드로 급부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인수 사건이 VR 시장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죠. 이에 폴라리언트는 직접 오큘러스 DK1을 테스트해 보며 당시 VR기기가 고질적으로 가지고 있던 센서 에러로 인한 ‘멀미’가 큰 문제임을 깨닫게 되었고, 자사의 위치추정 기술이 이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열정적으로 설명해주시는 장혁 대표님


실제로 폴라리언트의 기술을 활용하면 이론적으로 VR기기에 붙어 있는 여러 가지 기기들을 쓰지 않고도 정확한 VR 환경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 출시되고 있는 VR기기들도 주변 기기들의 도움을 받아 위치추정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폴라리언트의 편광기술을 사용한다면 VR헬멧에 조그마한 적외선 광원만 달고도 효과적으로 위치 추정이 가능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누워서도 VR기기를 즐길 수도 있으며, 굳이 제한된 공간 내에서 VR을 즐기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기에 폴라리언트의 첫 성장은 VR기기 시장의 성장과 함께 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습니다. 이 편광 기술을 VR기기에 적용한다는 전략으로 실제 여러 투자를 유치했기 때문이죠. 작년에는 정부 지원을 받아 실리콘밸리의 굴지 기업들의 컨설팅을 받기도 했고, 여러 투자 유치를 받기도 했습니다. VR기기 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는 오큘러스, HTC 등의 회사들도 폴라리언트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상품화 단계 직전까지 간 적도 있습니다.


물론 VR기기 시장도 충분한 먹거리 산업처럼 보이지만, 최근 VR 기기 시장의 성장세가 많이 둔화됨에 따라 폴라리언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LBS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실내에서 최대 15m 까지 4~6cm 이내의 오차범위로 위치추정을 할 수 있는 기술을 단순히 VR 기기 개발에만 적용할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VR기기 시장에서 폴라리언트가 보여줄 수 있는 역량보다, LBS 시장 전체에서 폴라리언트가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이 훨씬 클지도 모릅니다. 아직도 실내 위치추정 기술을 가진 여러 기업들이 기존 알고리즘 혹은 센서의 성능 향상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죠. 


Polariant 편광 기술의 활용 가치(이미지 출처: 폴라리언트 홈페이지)


현재 실내 LBS 시장에서는 블루투스 등 기존의 기술들이 실내 LBS 기술의 성장을 망쳐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블루투스가 무선통신 시장을 성장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실내 위치추정 기술을 위한 인프라 개발은 더욱 더 축소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폴라리언트의 편광 실내 위치추정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에 진출한다면 인프라를 선점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커집니다. 아직 불완전하다고 할 수 있는 SLAM이나 RF 기술 외에 이 시장에서 통용되는 기술이 아직 없을 뿐만 아니라, 폴라리언트의 기술을 사용하면 인프라 구축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적어지기 때문이죠. 


기존의 RF신호를 사용하거나 블루투스 및 와이파이 신호 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3차원 측량을 위해서는 X, Y, Z 세 방향의 위치를 측정해야 하기에, 한 물체의 위치를 추정하기 위해 외부에 세 개 이상 센서를 설치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폴라리언트의 편광 기술은 기존의 기술과 달리 특정 파장을 방출하는 실내 조명에 편광판을 끼우기만 하면 그 정보를 이용해 물체에 달린 센서를 토대로 위치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폴라리언트가 LBS 시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


그렇다면 이 기술을 이용해서 LBS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폴라리언트의 장혁 대표는 투자를 받을 때 제의받은 여러 기술 발전 방안을 공유해 주었습니다. 한 병원에서는 병원 내 모든 자산(심지어 의약 소모품까지도!)을 트래킹하기 위해 폴라리언트의 기술을 사용하고자 했습니다. 기존 기술력으로는 값비싼 장비를 사용해야 할 뿐 아니라 병원과 같이 사람이 많고 방해가 많은 곳에서 정확한 위치추정이 되지 않기에 해결이 불가능하였으나, 폴라리언트의 기술력을 토대로 한다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완성될 모습입니다.


뿐만 아니라 GPS가 동작하기 어려운 지하주차장의 경우 폴라리언트의 기술을 함께 접목한다면 자동차의 위치추정 능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주차장의 조명은 편광판과 특정 파장대만 주사하고 자동차는 폴라리언트 센서만 장착하면 실내에서도 실시간 위치를 재빠르게 알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적용 가능한 서비스가 넘쳐나는 가운데, 현재 폴라리언트는 ROS(로봇 운영체제)에 적용 가능한 센서의 SDK를 개발 중에 있습니다. 센서 자체의 범용성을 실내 로봇 센서시장에서부터 알리고, 차차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입니다. 향후 폴라리언트가 LBS시장의 De facto standard(사실상 표준)로 성장할지는 지켜보아야겠지만, 그들이 가진 기술력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산업 표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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